산동에서 거주하며 사역하던 존 네비우스는 언더우드를 중심으로 한 한국 선교사들이 경험 부족을 호소하며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던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여 앞으로의 선교 방향에 대해 한국에 있는 장로교 소속 선교사들에게 강의했다.  
그의 강의는 추후 한국의 장로교 선교사들의 선교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프리카의 가나와 같은 식민지 국가들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복음이 들어왔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여전히 선교 대상국으로 남아있는 반면 한국은 선교사 파송국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초기에 한국에 온 선교사들이 네비우스의 영향을 받아 선교 방향을 세워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네비우스 선교정책은 요약해서 자치, 자립, 자전의 삼자 정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원칙은 원래 영국의 헨리 벤의 선교 이론에 근거한 것이라고 한다. 즉 전도와 교회 재정과 운영을 외부의 간섭이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네비우스의 주요 정책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선교사들은 폭넓은 순회선교를 통하여 전도하며 한 교회에 운영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의 대중들이 동족의 전도에 의해서 믿음을 가져야 하며, 따라서 전도를 선교사 자신이 나서서 하는 것보다는 전도자의 교육에 주력해야 한다.
신자 각 사람은 각자가 누군가의 선생이 되야 한다. 봉급 받지 않는 지도자들과 봉급 받는 조사들이 후에 각기 교회를 세우고 각 지역과 전국적인 지도자가 되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모든 예배당은 신자들 자신의 힘으로 건축해야 한다. 교회가 설립되면 교회가 조사들의 봉급을 책임져야 하며 목사들의 봉급은 결코 선교사들의 보조에 의존하면 안된다.
교회 지도자와 조사들이 모든 신자들을 조직적으로 성경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하고도 명확한 성경을 번역해야 하며 모든 교회 서적은 순한국말을 써야 한다.  

이러한 초기 선교사들의 선교 방향은 한국 교회 빠른 자립과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물론 일제 시대를 거쳐 해방기에 들어서며 다수의 한국 교회 리더들은 서구 선교사들의 리더십이 토착 교회 리더들에게로 옮겨가도록 하기 위해서 갈등하기도 했다.
그러던 한국 교회는 반세기 후에 선교사를 다수 배출하는 교회로 바뀌었다.

이 삼자 정책은 중국 공산화 후, 중국 교회의 공식적인 이념으로 표방되었다. 중국 정부는 삼자 교회를 세우고 오직 이 교회의 틀 안에서만 신앙을 가지도록 강제했다.
이 삼자 교회를 부정하며 기존 교회의 성도들은 가정 교회라는 방식을 이용해서 자신의 신앙을 유지했다. 어쨌든 중국 정부가 선교사들을 추방하고 교회 지도자들을 죽이거나 감옥에 가두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가정 교회는 자립, 자전, 자치의 틀 가운데 신앙과 교회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탄압 속에 버려진 듯 보였던 중국 교회는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한국 교회와 선교사들은 이제 선교사를 양산해서 해외로 보내는 입장이 되면서 과거 자신들의 성숙을 도왔던 선교사들의 선교 정책과 방향에 대해서 잊어 버렸다.
외국 선교사들의 교계에서의 영향을 줄이려 노력했던 한국 교회는 반 세기도 지나기 전 선교지에서 자신의 영향을 늘리려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교지에서의 교단과 선교사들의 경쟁 모습을 볼 때 내 자신이 죽고 버려져서 내 주변과 이웃이 살아난다고 하는 복음이 아니라 내 사역이 살고 확장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선교사의 우선적 선택이 되는 듯한 양상이 보인다.  

하나님께서는 복음 전도를 위해서 부흥을 경험한 나라들을 세계 속의 부국, 강대국으로 만들어 주셨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을 쓰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영향력 있는 나라로 세워주신 것을 본다.
한 예로 몽골리아에서 선교하면서 한국 선교사들이 경제가 발전한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이 선교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실이 자칫하면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주의 국가들이 그들의 식민지에서 전도할 때 가지고 있었던 오만함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
즉 자신이 섬기는 현지인들을 자신보다 더 열등한 존재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한국 대기업의 지사장으로 몽골에서 근무하다가 5년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간 분이 계시다.
한 번은 그 분이 한국에서 십수년을 산 독일분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몽골에서 있으면서 겪었던 몽골인과 사회의 문제점과 다루기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 토로했다고 한다.
그 때 그 독일분은 웃으면서 답했다고 한다.
“이제야 당신이 내가 한국에서 겪은 것을 이해하겠군요. 당신 이야기를 들으니 내 이야기와 비슷하네요.”

우리는 제삼세계에서 혹여나 복음을 전함에 있어서 “당신들도 복음을 받아들이면 우리처럼 잘 살 수 있다”는 비복음적 메시지를 가지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하기 쉽다.
한국 돈의 가치가 높고 한국 교회가 돈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칫하면 쉽게 선교하려고 하기 쉽다.  한국의 후원을 받아서 교회 건물을 짓고 또 운영이나 선교사의 사역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다.
실은 나도 사역 초기나 지금이나 여러 면에서 한국 교회를 의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쉬운 방법이 항상 틀린 방법은 아닐 수 있지만 적어도 초기에 한국 교회를 성장시켜온 네비우스식의 선교 방법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한국에 의존할 때 오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
첫째로 자칫 현지인 사역자들을 고용인 다루듯이 할 수 있다. 더욱이 한국 교회의 담임 목회자와 부목회자의 관계가 성경적이거나 건전한 모습이 아니라 대기업의 상하관계를 닮아 있다. 제삼세계에 들어온 교회 개척하는 한국인 선교사들 사이에 이런 모습이 묻어 있게 마련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 나가서도 반드시 샌다. 한국 교회가 건강하지 않으면 반드시 건강하지 않은 모습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게 되어 있다.  우리는 토저의 다음과 같은 경고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쇠약하고 타락한 기독교를 이방에 확산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명령을 순종하는 것도 아니고, 이방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다하는 것도 아니다” (Of God and Man 중에서).

두째로 선교사가 항상 떠날 것을 준비하며 사역하기 보다 한국식 담임 목회를 하게 되기 쉽다. 위에서 명령하는 자리에 서기 때문에 지시하고 교정하려 하기는 섬기는 것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세째로 한국 교단이나 교회의 영향권 하에 교회를 운영하기 쉽다. 그래서 교단 소속 교회를 세워 교단의 세를 확장하려 하거나 지교회 설립에 관심이 많아지게 된다. 선교지에서 선교사간에 경쟁이 생기게 되고 관계의 열매보다는 사역의 열매에 관심두기 쉽다. 결국 무엇을 위한 사역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한국 교회와 한국 선교사의 성장이 일어나야 선교지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열매가 맺히게 된다. 선교사의 가장 큰 전략은 다름아닌 회개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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