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1

조회 수 8763 추천 수 0 2015.11.20 13:06:33

자녀를 교육할 때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 어떤 모습이 자녀가 온전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하는 기준이 될 것인가?


네 개의 알파벳 “I”로 네 개의 중요한 영역을 요약해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네 가지는 자기 정체성(identity), 친밀감(intimacy), 정직(integrity), 영향력(influence)이다. 이 네 가지 부분에서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다루심이 이루어져서 반응이 일어나게 되면 이 학생들은 다음 세대의 부흥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첫째인 자기 정체성 영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복음을 체험적으로 경험하고 누리게 되면 가장 먼저 일어나는 것이 하나님과의 관계성 회복이다. 하나님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하나님이 자신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계신지를 경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되는 첫 단계가 된다.


하나님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 아버지 없는 아이가 정서적으로 경험하는 그런 어려움 가운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부모의 사랑을 받고 건강하게 자란 아이에게는 소속감, 만족감, 안정감, 자존감, 의로움 이 다섯 가지의 감정이 내면에 자리 잡게 된다. 이 다섯 가지 감정이 결여될 때 나타나는 감정이 거절감, 배고픔, 불안감, 열등감, 죄책감이다. 그런데 가정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좋은 부모를 가졌다고 해서 이 모든 감정에서 우리가 자유롭지 못하다. 궁극적으로는 가장 완전한 부모님 되신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하고 누리며 자유 안에서 온전한 아들로서의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을 때 우린 비로소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놓이게 된다.


오랜 신앙생활을 했어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지속적으로 누려 보지 못한 경우 여전히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일으키는 두려움에 묶여서 충동적인 반응을 하거나 다른 어떤 존재에 중독되거나 결박되어 살아가게 된다.

 

인도네시아에 와서 생활한 3년의 시간 동안 내 생각과 태도와 반응에 있어서 복음적이지 못한 영역들이 있었음을 보게 되었다

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래서 묻어두고 싶은 부분들이었다

내려놓음과 그 이후 나온 책들을 통해서 복음적인 삶에 대해서 독자들과 나누고 그것에 대해서 강의해 온 내 자신의 삶과 생각 가운데 여전히 복음적이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사실은 당혹스럽기도 하고 불편한 진실이었다

어차피 이 부분들은 나만이 알고 있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알아채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에 나만 입 다물고 있으면 밖으로 알려질 일이 없는 것이었다. 그저 전에 하던 대로 집회 가운데 말씀 전하고 은혜를 나누면 될 일이었다

결국 내가 전하는 말씀은 진리이고 또 내가 경험적으로 고백했던 부분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 말씀에 은혜를 받을 것이고 그러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이것들이 내면에 남아 있으며 해결되지 않고 있으면 결국 내 내면이 상하고 내 감정이 메마르게 되고 행복감이 사라지면서 내 관계에서도 영향력이 흘러가지 못할 것 또한 나는 체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돌아보건대 인도네시아에 와서 내 안에 두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가진 두려움의 근원에 사역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몽골에서만 해도 나 혼자 모든 책임을 지는 사역을 한 것은 아니었다. 부총장이라는 자리는 울타리가 있는 자리였다. 나는 그저 사역자들을 돌보고 어머니의 역할을 해주면 되었다. 학교 허가나 정부 관계, 학교를 대표해서 모임을 갖고 결정해야 하는 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와서는 사역의 궁극적인 책임을 스스로 져야 했고 함께 한 사역자들이 결국 나만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나는 그 책임감이 버겁게 느껴졌다. 내가 능력이 부족하고 실패가게 되어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내 안에 있었다.


실은 이 사역이 시작되기 전에 하나님이 주시는 반복되는 약속이 있었다. 여러 분들을 통해서 이 사역 가운데 하나님이 예비하신 수많은 도움의 손길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받았다

인도네시아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은 한국의 모교회에서 말씀을 전했다. 한 여집사님께서 눈물을 떨구고 말씀하셨다. 실은 기도 가운데 내가 보였고 내 주변에 성령의 불이 떨어지고 있었고 그 밑에 인도네시아라는 단어가 씌어 있었다고 했다. 이 분은 내가 몽골에서 사역하는 것으로 알았기에 잘못된 그림을 봤다고 생각하고 낙담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집회 때 내가 인도네시아로 부르심을 받아 간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본 것이 맞았다는 깨닫고 감사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분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 사역 가운데 함께 하실 것이라는 확증을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역 가운데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낙담이 찾아왔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 비자 발급이 무척 까다롭다. 그로 인해 나 자신 비자를 발급받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외국에서 사역자들이 와서 자유롭게 사역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실은 내가 가진 가장 큰 자원은 해외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사역을 위해 자원하는 젊은이들이다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좋은 크리스천 교수 요원들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이들 선교 자원들이 와서 사역할 수 없게 되면 실은 내게 사역의 도구로 주신 것 중 가장 중요한 장점이 활용될 수 없는 것이다. 몽골국제 대학교의 경우 내가 몽골을 떠날 당시 내가 함께 했던 사역자들이 70여명에 이르렀다

이들 사역자들이 와서 함께 사역을 해주었기 때문에 학교가 저비용으로 교육과 양육을 감당할 수 있었고 그들의 헌신이 학교를 세워 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인도네시아의 까다로운 비자 정책과 계속되는 규제는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리고 정부 공무원들의 부패와 복지부동은 내게 또 다른 두려움이었다. 이런 어려움들은 사역을 앞둔 내게 산과 같은 존재로 보였다. 나는 첩첩산중 가운데 놓여서 길 잃은 어린아이 같은 심정이었다

이러한 앞에 놓인 장애들을 볼 때 내 사역이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했다. 나를 믿고 함께 해주는 사역자들을 볼 때 혹 이 사역이 실패하면 그들에게 큰 실망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 했고 그로 인해 위축되기 시작했다

공무원들을 만날 때 그들의 손에 내 사역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위축되는 내 모습을 보았다.


이미 수많은 믿음의 역사를 경험했으면서도 환경은 여전히 나를 두렵게 하는 요소로 다가왔다. 나는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 분의 약속을 바라보는 듯 했는데 어느 새 환경과 내가 가진 자원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것이 나를 두렵게 하는 이유였다

어느 새 하나님은 내 안정감의 기초가 되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 다른 것을 두었다. 즉 나의 퍼포먼스였다

나는 내려놓음 책에서 사역의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고 내려놓아야 한다고 적어 놓았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내가 나눈 내용과는 다른 삶의 모습을 가지고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사역을 잘하고 내 사역이 순조롭게 전개되어 허가가 떨어지고 재정이 들어오고 사역자들이 늘면 나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그런 순간들이 있었을 때 나는 행복해 했다. 그러나 그런 행복감은 잠시 상황이 바뀌는 듯 보이는 순간 다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우울함이 나를 찾아왔다

결국 사역에서의 성취는 그것이 비록 하나님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포장되어 있었지만 그것이 내 자아와 밀착되어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우상으로 작용하는 한 나를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없었던 것이다.


내가 환경이 아닌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내 눈을 고정하고 그 분의 인도하심을 구하면서 내게 있던 우울함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내 사역의 성패와 무관하게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만이 내게 유일한 안정감의 근원이 되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고백할 수 있었다

내가 그 분을 계속 신뢰할 수 있으면 내가 무엇을 얼마만큼 이루어 놓았는지와 무관하게 나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관점이 아닌 그 분의 시선과 관점이 내 눈을 사로잡을 때 나는 비로소 그 분께 눈이 멀어 상황이나 주변을 보고 흔들리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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