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그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올 해 초를 맞으면서 마음에 부담이 많았습니다.  건축 허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년이 넘도록 그 프로세스를 밟아왔는데 마지막 책임자 싸인을 받는 과정이 매우 길고 지난했습니다.  

아무리 일주일이 멀다하고 찾아가도 계속 기다리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돈을 쓰는 방법을 쓸 수는 없었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언제 허가가 나오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건축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큐에스를 맡아줄 업체를 선정하고 또 건축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크리스천으로 건축 관련해서 일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용역비를 받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시고 섬겨주신 분과 자재를 제공해 주신 분들로 인해서 경비와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놀랍게 저렴한 가격으로 신뢰할만한 업체를 선정했고 그 업체가 지금까지 어려움 없이 일을 잘 진행해 주어서 건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기다릴 수 없어서 일단 공사 시작을 결정했는데 공사 시작하고 열흘만에 기적적으로 전체 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대한 건축허가가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맡은 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신 것입니다.  

우리가 입주한 도시 전체를 관할하는 시네르마스라는 회사에서의 협조와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12월 중순 완공 예정인 공기를 일주일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은 이 일 가운데 가장 큰 마음의 부담은 재정 문제였습니다.  

건축으로 35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건축 시작을 결정했는데 세금과 허가 작업, 단지에 내야 할 분납금과 전기, 수도, 인테리어와 건물 외부 환경 정리 등 공사비용이 첨가되어 실제 건축에 들어가는 총 경비가 50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올 초에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재단과 학교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경비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건축을 시작하기 전 기도 가운데 1년 반을 조용히 기다리던 가운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모아주신 재정이 약 24억여원이었습니다.  

십억여원 정도 모으면 학교 건축을 진행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인데 가지고 있는 재정의 배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위축되었습니다. 


일년 안에 그 큰 재정을 마련하는 것은 제 힘으로는 불가능했습니다.  

더군다나 인도네시아의 한인 경기가 매우 안좋고 또 한국 교회도 위축되어 가는데 벌어지는 큰 사역이다 보니 외부로 도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에 몽골에서 사역할 때는 천만원 단위의 재정 필요를 놓고 부담 가운데 기도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 와서는 그보다 단위가 훨씬 높은 재정의 필요 앞에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올 초에 기도하면서 올해가 오는 것이 기쁘지 않다는 넉두리를 하나님께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제가 가진 부담을 즐길 수 있겠냐는 도전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음 먹었지만 제 책상에 쌓이는 청구서와 대금 지급 일정을 보면서 내적으로 믿음의 싸움을 싸워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개인 재정도 바짝 마르는 느낌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열리는 코스타 비행기편을 구입하면서 한국 크레디크 카드로 지불했는데 청구 대금을 갚기 위해 은행의 잔고를 맞춰놓아야 했습니다.  

어렵게 잔고를 맞춰놓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기억 못하는 카드 지출이 있었던 것입니다.   


카드 대금 청구일이 며칠 지나서 은행 계좌를 확인해 보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대금이 지급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잔고가 마이너스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에도 마이너스를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통장에는 백 불 이상의 잔고가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어렵게 신앙을 지키시면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셨던 것을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는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잘 때면 어머니께서 머리맡에서 기도하시면서 "가루 통에 가루, 기름 통에 기름이 마르지 않게 하시며......" 이런 기도를 하셨던 것이 기억나곤 합니다.

 

그 날 저는 제 평생에 통장의 마이너스를 경험하는구나 싶어서 잔고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거기에는 몇 만원 잔고가 남아 있었습니다.  

돈이 들어올 곳이 없는데 어쩐 일인가 싶어서 확인해 보니 수입 항목에 어느 출판사에서 송금한 것이 보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몇 달 전에 한 신앙 잡지사에서 간증을 실어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저는 피곤한 마음에 거절할 생각을 하면서 며칠 기다려 달라는 답을 보냈는데 그러다가 깜박 잊고 있다가 마감일이 다 되어서 생각이 난 것입니다.  

미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며 글을 써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그 원고료가 크레디트 카드 결제일에 지급된 것입니다.  플러스 잔고를 보면서 속으로 웃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중얼거렸습니다.


하나님 제 개인 계좌를 이렇게 특별히 관리해 주신다면 우리 재단의 건축 계정도 하나님께서 특별히 챙겨주시겠네요.”


그 고백을 하고 나니 올해 말에 일어날 일에 대해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올 해 말에 빚 없이 건축 대금을 지급하면서 우리 사역자들과 함께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믿어졌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남은 인생 가운데 부담은 계속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건축이 잘 마무리되어도 다음에 또 다른 부담이 올 것이고 그것과 씨름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담 안에서도 그것을 누리고 즐기는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라는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이것을 고백하게 되었을 무렵, 전에 우리 사역을 위해 크게 지원해 주셨던 텍사스의 한 집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최근 주님을 묵상하는 가운데 오늘 아침 감동과 결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같이 나누다가 의견이 일치되어 113만불을 건축에  보태드리려고 합니다.

그 숫자가 나오게 된 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그 헌금이 얼마전에 입금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헌금을 포함해서 그 시기 들어온 후원을 통해서 약 40억원까지 재정이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십억원을 남기게 되자 어깨가 가벼움을 느꼈습니다.  

전에는 그 액수도 무척 크게 느껴졌을텐데 그 보다 큰 짐을 져보고 나니 그 액수도 가볍게 느껴지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믿음의 스트레칭이 되는 것이지요. 

 

돌아보면 이 헌금은 제가 만들 수 없었던 것을 저도 하나님도 우리 사역자들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교회 네트워크가 있을 것으로 보는 분들도 있었지만 정작 교회 차원에서 우리를 후원해 준 경우는 아주 미미했습니다.  

울산 감리 교회가 건축을 앞두고 십일조를 하는 마음으로 우리 사역에 일억원을 후원해 주신 것과 인도네시아의 한마음 교회에서 이만불 후원해 주신 외에는 교회에서 후원해 주신 예가 아직 없었습니다.  

 

우리 팀에서 재정을 맡아주시고 계신 장로님은 미국 큰 회사의 아시아 대표 CFO를 하셨고 한 때 한국 정부 예산보다 많은 예산을 다루던 분입니다.  

이 분께서 연초에 몇 차례 재정 보고할 때마다 얼굴이 어두웠던 것을 기억합니다.  

들어올 수입에 기초해서 연말을 예측해 보면 건축 재정 외에도 앞으로 운영비에 상당한 적자가 예상된다는 내용을 말씀해 주실 때 우리 팀의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장로님이 재정보고해 주시면서 올해 안에 건축 재정 잔금 지급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재정 적자도 거의 없이 메꿔질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밝은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아마 장로님은 늘 수익이 날 사업을 찾고 수익을 어떻게 더 낼 것인가에 맞춰진 재무제표를 운영하시다가 쓸 곳만 있고 수익은 믿음의 분량으로 표기해야 하는 NGO 개척 사역을 맡으시면서 전혀 다른 재정 훈련을 받게 되셨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과정이 함께 하는 우리 18가정 모두에게 믿음의 스토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의 돌파를 경험한 사람들은 다가올 또 다른 어려움을 쉽게 돌파하는 기질을 선물로 얻게 됩니다.  

부흥을 경험한 세대는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와 다른 추진력을 가집니다.  

한국 교회 현 세대들이 잃어버린 부분이지요.

 

저도 이 과정을 통과하면서 하나님께서 있으라 하시는 곳에 있을 때 하나님이 주시는 그림을 받게 되고 그 그림을 붙잡고 기다릴 때 하나님께서 그 그림을 직접 이루시기 위해서 일하시는 것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부담을 지속적으로 안겨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부담을 통해서 하나님을 깊이 찾도록 부르시는 것이지요.  


그런 류의 어려움은 기도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 부담 때문에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님께서 딱 그 하나 기도를 듣지 않으실 뿐 다른 부분들은 풀어주시고 계신 것을 깨닫게 되니까요.  

그 하나 힘든 부담만을 안겨주시고 계시다는 것은 하나님의 배려가 그 부담 안에 담겨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 때 필요한 것은 그 부담을 친구 삼아서 당분간 같이 지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 어려움이 내 마음의 평안과 기쁨까지 앗아가지 않도록...


이것이 제가 작년과 올해 배운 가장 중요한 깨달음 중 하나입니다.


큰 어려움이 주어지는 것은 그만큼 하나님이 그 분을 향해 기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길들이고 내 마음을 길들이는 것은 우리가 천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꼭 훈련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하나님의 성품, 자신의 다듬어진 성품,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와 그 분에 대한 경험 이것을 가지고 천국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의 인생에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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