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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내려놓음" 편집 과정에서 뺀 부분 중 하나입니다.  

아내가 경험한 복음의 뒷부분에 썼다가 잘려나간 부분인데 사역자들의 가정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어서 이곳에 나누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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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의 변화

아내가 십자가의 복음을 더욱 새롭게 접하고 난 후에, 하나님께서는 예비하셨던 여러 가지 선물을 차례로 아내에게 부어주셨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어진 가장 큰 선물은 우리 부부 사이에 더 긴밀한 연합의 기쁨과 더 충만한 사랑이 부어졌다는 사실이다. 성령께서는 관계의 영이시기 때문에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다루어 가신다.

아내는 27세에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함과 동시에 나와 결혼했다. 그 후 3개월간 한국에서 결혼 생활한 후에 곧 미국 유학 길에 오른 남편을 따라 미국 보스톤 지역에 8년간 머물렀다. 유학생 남편을 돕는 가정 주부로써 4년을 지내다가 동연이를 낳고 나서 2001년에 터프스 대학교 영양 정책 박사 과정에 입학해서 유학생으로써의 삶을 살았다. 이 기간의 삶을 아내 스스로 평가해 볼 때, 순종을 잘 하는 편이었고 착한 아내로써의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아내는 천성적으로 갈등 상황을 싫어했고 남편에게 의존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가정의 어려움을 만들지 않고 잘 지내왔다. 돌아보건대, 아이가 없는 4년간의 신혼 생활에서 크게 다툰 적은 손꼽을 정도로 적었다. 내가 아내에게 운전 가르칠 때의 몇 시간의 긴장 관계, 아내의 실수에 대해서 내가 예민하게 반응함으로 해서 생겼던 말다툼, 아내가 준비한 음식에 대한 부적절한 평가로 인해 아내가 심하게 토라졌던 일 등 정도가 기억난다.

돌아보건대 첫째 아이인 동연이를 낳고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아내의 남편과의 관계에 일차적인 변화가 온 것 같다. 결혼 초에는 남편에 대해 존경심만이 있었지만 살아가면서 남편이 부족한 부분도 많고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각이 생겼다고 한다. 아내는 나의 의견이나 결정이 틀릴 수 있음을 깨닫고 자신의 의견 주장도 많아지면서 관계에 변화가 일었던 것 같다고 보았다.

은혜를 입고 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성령님의 조망하심을 받게 되었다. 아내는 “전에는 교만해지니까 남편보다 위에 서려 하다가 이제 은혜를 입으니까 가정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위치에 있기를 기뻐하게 되었다”고 고백할 수 있었다. 아내는 지속적인 기도 가운데 자신에게 남편의 사역을 돕는 자로써의 부르심이 있음을 확인했다. 조용히 섬기는 일에서 사명과 기쁨을 찾게 되었다. 점차적으로 아내는 나의 가장 강력한 중보 사역자로 서게 되었다.

아내가 영적으로 회복되고 난 후에 전에 발생했던 부부간의 긴장 관계가 많은 부분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남은 문제들이 있었다. 성령님께서는 우리 가정의 세밀한 부분에 미치기까지 계속해서 만지시고 계셨다.

아내가 우울증세를 앓고 있던 시기에 나는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이유가 신혼의 감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 드린 적이 있었다.

“하나님, 신혼의 감정을 돌려주세요.”

그 기도한지 며칠 만에 정말 기적같이 내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하고 또 감정이나 몸으로도 아내를 더 깊이 사랑하기 원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아내는 전혀 변하지 않고 오히려 깊은 슬럼프 속에 있으며 나에 대한 감정이 무감각하게 되어 갔다는 것이다. 내가 아내를 안아주거나 몸을 쓰다듬어 주면 귀찮아 하는 표정이 역력할 때가 있었다.

“여보, 나는 지금 아무런 느낌도 안 생겨요. 다 귀찮고 그냥 혼자 있고 싶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어느 날은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이 시기 아내는 나를 존경하는 마음이 있고 내가 좋은 남편이라는 사실도 알겠지만 사랑하는 감정이 일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전에는 나를 최고 중의 최고인 자신의 반쪽이라고 고백했던 아내가 이제는 사랑의 감정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점차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다. 아내와 내가 위로받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신체적 접촉을 통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내를 위로할 때, 나에게 익숙한 방법을 쓰려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반면 아내는 주로 말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부 생활 11년 넘어서야 비로소 서로가 사랑하는 방식과 사랑을 원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체득한 것이다.

우리는 좋은 부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부부 각자가 자기 방식으로 상대방을 사랑하려고 하는 지향이 있었다. 자기 방식을 고집함으로 해서 상대방이 정말 만족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나의 경우,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내 방식대로 사랑하고 또 사랑받기 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부부 관계에서도 가장 큰 방해 요소는 바로 자기 애라는 사실에 대해 이해되기 시작했다.
아내와 사랑을 나누는 데 있어서도 내가 얼마나 상대방을 통해서 기쁨을 누릴 것인가가 아닌, 상대를 어떻게 기쁘게 할 것인가라는 태도로 접근해야 함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내를 순전히 사랑할 때, 내게 기쁨이 더해진다는 원리도 배워갔다.

선교지에서 많은 선교사들이 가정의 문제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섬기는 몽골 국제 대학에만 60여명의 선교사 가족이 있는데 영적 전쟁 가운데 가정이 가장 큰 공격의 대상이 됨을 본다.
또 선교사들이 가장 사소하게 생각하는 영역이 가정에서의 문제였다. 사역에서의 어려움만큼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런데 크게 보아서 가정 문제의 핵심에는 자기 애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을 본다.
내 기준과 내 방식, 내 고집이 포기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관계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채워주지 않는 상대에 대해 상처와 서운함이 자라간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결국 어느 순간 감정이 폭발하고 관계는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선교사로 나가고 난 후 가족 전체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게 되었는데, 나의 매형이 얼마 전 매너리즘에 빠진 신앙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게 되고 깊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기도 가운데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소홀했던 부분에 대해서 회개할 수 있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부터 바로 주어진 질문이 있었는데 바로 아내와 자식에 대한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매형에게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했는지 물으셨다고 한다. 그 때 바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단다. 순간 자신이 관심 있었던 것은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었고 그것을 인정받기를 즐겨 했다는 자각이 왔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보게 되었다. 일차적인 관심은 자신이었지 아내나 자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오자 회개가 터져 나왔다. 실은 이 회개는 성령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다.
자기 중심적인 우리 이성은 스스로 우리 사랑의 한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실은 파악할지라도 회개할 수 없고 변화할 수 없다. 오직 성령님께서 우리의 내면을 보게 하시고 회개케 하실 때 진정한 회개와 변화가 수반된다.

우리는 자기 애의 상태에 놓여 있는 상태에서는 진정으로 가족의 일원을 사랑할 능력이 없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고 관계가 회복되게 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자기 애에 관한 부분을 다루신다. 자기의 내면에 숨어서 미묘한 듯 보이지 않던 자기 사랑과 그것이 관계에 미치는 해악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신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의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그 너머의 관계를 회복시켜 가신다.

하나님께서는 아내에게도 다른 방식으로 부부 관계에 있어서 자기 애가 죽어야 한다는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주셨다. 아내가 올 해 초에 하나님께로부터 방언을 받고 기도의 영이 부어졌는데, 밤에 교회에서 함께 기도하는 형제 자매들과 기도하는데 급히 집으로 가라는 마음을 주셔서 집으로 돌아와서 눕기 전에 잠시 기도하는데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어라…” 라고 조용히 말씀하셨다.
성전에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용히 따로 말씀해주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따뜻한 배려를 느끼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집 피우지 않고 하나님께 순종하겠노라고 고백했다.

실은 그 무렵 나는 아내에게 아쉬움 속에 한 두 번 말한 적이 있었다.
“당신, 내게 애교 좀 떨어보지. 그러면 더 사랑스러워 보일텐데. 신혼 때는 잘 했잖아.”

아내가 숫기가 없어서 애교 떠는 것을 힘들어 하는 성격이었다. 아내는 답했다.
“여보, 그것은 내가 당신 앞에서 완전히 자아가 죽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 아직은 준비가 안된 것 같아요.”

그 대화가 있고 나서 며칠 후에 우리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던 후배와 통화를 했는데 그녀는 아내에게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자꾸 두 분 기도를 시키시는데 그 가운데 ‘주현아, 애교 좀 떨렴’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야. 근데 참 이상하네. 하나님께서 그런 것까지 말씀하시나?”

우리 부부는 그것이 무슨 말씀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며칠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이었으니까. 하나님께 이런 사소하게 여겨지는 부분에까지 신경 쓰시는 섬세함이 있다는 사실에 둘 다 놀라고 감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은 실은 우리의 본질적인 부분과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아내에게 작은 일에도 순종하지 않으려는 모습에 대해서 삼상15: 22 말씀을 통해서 인정하게 하셨다 (사무엘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이는 거역하는 것은 사술의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

부부간의 관계에서 자기 애로 인해 굴곡된 부분들이 하나님의 빛 가운데로 나아가게 되자 잠시 아프기는 했지만 결국 서로간의 깊은 신뢰와 사랑이 그 사이에 회복되고 자라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사랑과 기쁨이 충만함을 느끼게 되었다.
서로간의 관계에서의 성장을 보면서 문득 신혼의 감정을 돌려달라는 나의 기도가 아내에게도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단지 나에게 응답하신 시간과 아내에게 응답하신 시간 사이에 차이를 두셨을 뿐이다. 한 가지 더 중요하게 깨달은 사실은 우리의 더 깊어진 애정과 서로에 대한 이해가 신혼 당시의 애정보다는 더 깊고 충만하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현재의 결혼 상태를 버리고 신혼 시기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지금이 더 없이 좋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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